인사 난맥상에 노조 탓…부끄럽지 않은가?
최근 사측 고위 인사가 사건팀 캡을 아무도 맡지 않으려는 배경에 노조가 있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캡할 경력기자 뽑을 수 있다.”는 경악스러운 말까지 들린다. 경고한다. 의심의 구체적인 근거가 있다면 하나라도 제시하라. 노조는 보도국 구성원들에게 무슨 자리 맡지 말라고 지시할 위치에 있지 않고, 그럴 이유도 없다. 지시가 있었다는 증언이 단 한 명에게서라도 나온다면 현 집행부는 사퇴하겠다. 부끄럽지도 않은가? 보도국 인사 난맥상을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니 보도국이 제대로 돌아갈 리 있겠는가?
‘우리’가 ‘회사원’임을 강조하면서 회사가 ‘주요 역할’을 부여하면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김백 사장의 오늘(1일) 확대 간부 회의 발언도 같은 맥락에서 나왔을 것이다. 밤낮없이 사건사고 현장을 지키고, 기획기사로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고, 신입 기자 교육까지 하는 사건팀 캡은 ‘주요 역할’이다. 그런 영광스러운 ‘자리’를 아무도 맡지 않는다고 하니 이유가 궁금했을 것이다. 그래서 찾은 답이 ‘노조 탓’이고 해법은 ‘1차적으로 회사원’임을 자각하는 것이다. 유튜브에서 “공영방송이 민주노총 언론노조에 장악됐다.”고 주야장천 주장하던 사장과 언론노조 욕하는 걸 노조 활동이라고 부르며 자리를 탐하던 자들이 경영진이니, 나름대로 일관성 있는 해법이긴 하다.
하지만, 조합원들은 참담하다. YTN에 캡할 능력 있는 기자는 차고 넘친다. 그런데도 선뜻 손들지 않는다. 후배들을 ‘니편내편’으로 가르고, 한두 달에 한 번씩 인사 발령 내는 경박한 리더십 아래에서 누가 일하고 싶겠는가? 김백 사장은 개인의 발전이 회사의 발전으로 이어져야 한다고도 말했다. 불행히도 그 선순환이 끊어지려 한다. 물론 ‘8본부장’은 개인의 발전을 누린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KBS 박민 따라하기 대국민 사과로 조합원 얼굴에 먹칠하고, ‘김건희 보도’ 축소하느라 전전긍긍하는 이 음울한 ‘김백 체제’에서 개인과 회사의 발전을 꾀할 자리가 남아 있기는 한가? 조합원들은 보도의 일선에서 ‘발전’이 아닌 ‘양심’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할 뿐이다.
김백 사장은 취임 석 달, 회사가 안정적으로 운영된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회사가 기회 줄 때 받으라는 식의 발언으로 ‘인사 난맥상’을 시인한다. 자기모순이다. 회사가 주는 것이 ‘기회’인지 ‘독’인지는 조합원 개인이 판단한다. 가장 큰 기회는 윤석열 정권이 현 경영진에게 주지 않았는가? 노조 탓하지 말고, 기사 가치 판단 잘하고 경영 잘해서, 영업 실적과 시청률로 인정받길 권한다.
2024년 7월 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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