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유진투자증권 전 이사 A 씨에 대해 110억 원대 주가 조작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018년 한 태양광 업체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될 거라고 투자자들을 속여 돈을 챙긴 혐의다. 유진투자증권은 유진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유경선 회장의 동생인 유창수 부회장이 경영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측은 A 전 이사 개인의 일탈이라고 해명한다. 그런데, A 전 이사가 투자 설명회를 연 장소는 유진투자증권 본사였다. 해당 업체와 함께 A 전 이사가 직접 나서 투자를 권유했다. 주가는 한때 3배 이상 뛰었지만, 2년 뒤 업체는 상장 폐지됐다. 피해자들은 유진투자증권의 신용을 믿고 투자했다고 말한다. 경찰은 A 씨의 직속 상관이었던 B 씨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실적 때문에 주가 조작을 방치했다는 것이다.
방송법 15조의2 2항 방송사 최다액 출자자 변경 심사 기준 두 번째 항목은 ‘사회적 신용’이다. 유진투자증권 고위직이 증권사 간판을 팔아 고객들을 속이고 유진투자증권 측은 이를 눈감은 정황까지 드러났다. 비슷한 시기 유진투자증권의 또 다른 이사가 주식 투자를 유도하는 ‘불법 리딩방’을 운영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그렇다면 유진그룹의 ‘사회적 신용’을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7일 유진그룹을 YTN 최대주주로 승인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사회적 신용 관련 각 사안을 검토한 바, 이 건의 신청을 불승인할 정도로 문제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유진투자증권 임원의 주가 조작 사건은 지난해 5월 언론보도로 드러났고, 경찰 수사가 계속 진행됐다. 방통위는 똑바로 밝혀라. 유진그룹의 사회적 신용을 평가하면서, 주가 조작 사건을 들여다보기는 했는가? 유진그룹이 개인의 일탈이라고 주장하면 그대로 믿는 것이 엄정한 심사인가?
방통위 속기록을 보면, 유진그룹은 “그룹 내 준법지원센터 역할 확대 등을 통해 사회적 신용도 향상을 추진하겠다는 내용을 제출했다.”고 한다. 앞으로 잘하겠다는 약속만 하면 방송사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방송사 최다액 출자자 변경 승인 심사 제도는 왜 존재해야 하는가? 방송법이 별도 조항까지 둬서 심사 절차를 마련한 것은 방송의 공정성과 보도의 독립성을 지킬 ‘자격’을 검증하라는 것이지, ‘약속’을 받으라는 것이 아니다. 유진그룹은 이미 “보도와 편성의 독립성 유지를 위한 기존 제도를 존중하겠다.”고 해 놓고, 기존 제도의 핵심인 사장추천위원회를 무력화했다. 여기서 어떤 사회적 신용을 찾을 수 있는가? 심지어 윤석열 정권 비호에 앞장섰던 김백 전 YTN 상무를 사장으로 내정하기까지 했으니, YTN의 사회적 신용까지 추락할 위기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앞으로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유진그룹의 YTN 최대주주 자격을 묻고 따지겠다. 무자격 낙하산 사장 김백 퇴진 투쟁에도 돌입할 것이다. YTN의 사회적 신용은 유진그룹도, 김백도 아닌, 우리가 지킨다.
2024년 3월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